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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향환 소장님 기고문)소장님들과 함께 달린다…마라톤, 나의 ‘마지막 사랑’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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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11-16 11:59 조회8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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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님들과 함께 달린다…마라톤, 나의 ‘마지막 사랑’ [돋보기]

대주관 뉴담박질 식구들과 또 다른 인생 출발





위향환 관리사무소장/ 광주 문흥모아아파트


 

10월 9일 일요일 새벽 5시. 알람 소리보다 먼저 나를 깨운 것은 작은 긴장감과 가을 아침 빗소리였다. 준비해둔 복장을 걸치고 광주국립박물관 주차장으로 갔다. 일행들이 도착하자 버스 내에서 배번을 받았다. 

오전 6시 20분, 버스는 김제를 향해 출발했다. 차창밖에는 가을의 소쇄한 보슬비가 가로수의 메마른 입술을 깨물며 10월의 대지로 흘러내렸다. ‘열정의 활화산’ 서금석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광주시회장이 보였다. 단체복 상의에 새겨진 ‘대한주택관리사협회 뉴담박질’ 문구가 내 심장을 쿵쾅거리게 한다. 차창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니 마라톤 시작 이후의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정환빈 뉴담박질 동호회장과 김회원 감독이 오늘의 마라톤에 관해 설명했다. 흥분됐다. 나로서는 이번 김제새만금지평선마라톤 대회가 두 번째다. 2주 전 장흥마라톤대회에 참가해 평소 연습했던 대로 좋은 기록을 세웠다.



2021년 10월 30일 토요일 아침 6시 30분. 우리는 광주시 영산강 산동교 아래 친수공원에 모였다. ‘뉴담박질 동호회’에 참가해 달렸던 첫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영산강 물소리와 가을꽃 사이를 달리는 마라톤 코스였다. “아~ 내가 평생토록 해야 할 운동이 바로 이것이었구나!” 내 몸속에 큰 외침과 전율이 일었다. 새로운 세상에 태어난 느낌이었다. 나는 고백했다. 나의 마지막 사랑은 ‘마라톤’이라고!

42명을 태운 버스는 어느덧 김제시민운동장에 이르렀다. 마라톤 신청자에게 지급되는 10㎏ 쌀을 각자 빗속에 받아와 우리 부스에 쌓아뒀다. 운동장에 모여 체조를 마치고 모두 스타트 라인에 섰다. 긴장한 채 출발신호를 기다렸다. 출발신호가 울려 하프 선수들이 먼저 출발했다. 10분 후 10㎞를 뛰는 우리 팀은 모두가 함성을 발사하며 미사일처럼 달려 나갔다. 

시크한 유니폼의 백넘버를 휘날리며 정해진 코스를 따라 달렸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 파워풀하게 질주하며 완주하는 러너들의 모습은 감동을 넘어선 최고의 아름다움이다. 우리 팀은 남자 단체전 6위, 여자 단체전 5위를 차지했다. 상품까지 거머쥐니 기쁨이 태산 같았다. 삼삼오오 모여 먹거리 부스에서 점심을 먹었다. 

같은 시각 서울 달리기 하프 코스에 참여했던 아들에게서 카톡이 왔다 “1시간 41분 36초~!”

아빠의 10㎞ 기록은 “50분 51초”. 아들과 나는 세상 모든 것을 얻은 듯 행복했고 자랑스러웠다. 나는 마음속으로 일러줬다. ‘운동이 주고 기록은 종이다. 아들아, 기록에 집착하면 부상의 리스크에 노출되기 쉬우니 늘 바람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담박질하기 바란다.’ 지금 이 순간 아빠와 아들은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하나가 됐다. 출전했던 선수들 모두 기록을 넘어 서로 서로가 하나 되는 기쁨을 같이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 우리 일행은 장성 편백나무 숲에 들렀다. 이동식 접이식 탁자를 놓고 나물 비슷한 안초비가 가득한 최고의 주먹김밥을 먹었다. 맛이 기막힌 주먹김밥은 제갈덕례 소장님이 직접 준비하셨다. 평소 주먹김밥을 좋아하신 노모를 위해 종이컵에 조금 담았다. 

축제의 시간을 마감하고 집에 돌아왔다. 바위처럼 깊은 잠에 떨어졌다. 다음 날 아침, 비에 젖은 신발과 옷가지를 세탁했다. 오른발 무릎 통증이 느껴졌다. 멍든 엄지발톱은 곧 빠질 것 같다. 이것조차도 기쁘고 행복했다.

이제 침묵의 시간과 새콤한 대화를 나눈다. 마라톤에서 받은 두 번의 메달과 기록, 그리고 추억은 마음속 앨범에 고이 접어둔다. 젖지 않고 닳지 않고 영원히 훈장처럼 파닥거리며 빛날 것이다.

지난 1년의 ‘뉴담박질’ 식구들과의 연습, 그리고 흥분의 마라톤대회는 내 인생의 또 다른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의 결승선은 계속될 것이다(The finish line of my life will go on and on).

출처 : 한국아파트신문(http://www.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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